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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와 조화 공연 작업

2019.02.27

와이낫의 드러머이자 세션드러머로서 활발히 활동하던 준호형은 어느날 갑자기 싱어송라이터가 되어 '손준호와 조화'라는 밴드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었다. 나 역시 작곡을 병행하며 언젠가는 형처럼 활동하고 싶기 때문에 늘 동경하는 형님이다. 준호형의 음악은 드러머가 만들었다고는 전혀 상상안되는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소리로 가득하였고, '난 언제나 저렇게 만들어보나' 하는 부러움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작품이다.

손준호와 조화 '목화'

멋진 음악을 들으면 언제나 함께 연주하고픈 욕심이 생기기 마련인데, 마침 3년전쯤 형님의 제안으로 라이브 세션을 맡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기억만 남아있다. 내가 준비를 제대로 안했던 탓도 있고, 당일에 컨디션조절을 잘 못해서 탬포가 상당히 늘어졌던걸로 기억한다.

그 이후에도 준호형만 보면 말못할 미안함을 느끼며 살아왔는데, 뜻밖에도 작년 12월경 준호형이 새로운 앨범 발매 기념공연에 참여할것을 청해왔다. 이렇게 기쁜일이! 섭외는 언제나 기쁜일이지만 이번 공연은 지난 미안함을 떨쳐낼수 있는 기회다. 정말 제대로 잘 준비하리라 결심했다.

이번 공연이 끝난뒤 준호형과 함께

이번 앨범도 지난 앨범과 마찬가지로 스트링, 가야금, 각종 타악기 등등 상당히 많은 연주자들이 참여했는데, 이번 공연은 그 사운드를 최대한 살려내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였다. 하지만 사정상 국악타악기를 비롯한 여러 멋진 타악기들은 공연에서 제외되었고 그 빈자리를 채우는것은 내 몫이였다.

아예 다른악기를 원곡의 분위기에 어울리게 드럼연주를 만들어내는 것 외에도 어려운점은, 평소엔 주로 준호형과 상욱이(기타) 둘이서 라이브를 하다보니 탬포가 앨범과는 상당히 달랐었는데, 그걸 또한 대규모 라이브셋에 어울리게 탬포를 주도해야한다는 점이였다.

준호형과 상욱이

공연셋의 첫째곡 '목화'가 특히 그런 이유로 합주시 탬포가 많이 늘어졌던 곡이였는데, 드럼이 먼저 시작하는 곡이 아닌지라 무대에서 메트로놈을 듣고 연주할 수 없는 상황이였고, 결국 그냥 많이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 어중간한 탬포에서 4분음표로만 이뤄져있는 공간이 많은 패턴은 여느 드러머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탬포를 유지하기가 정말 어려웠기에 마침 약점을 훈련하기에 좋은 기회라 생각하며 나름 열심히 연습하였다. 덕분에 공연때는 의도한대로 정적이지만 늘어지지않는 분위기를 살리지 않았나 싶다.

영상과 소리는 모두 소니 뮤직캠(HDR MV1)으로 촬영, 녹음하였습니다.

후반부 코러스 파트의 경우, 원곡에서는 국악모듬북으로 호방한 연주가 펼쳐져 있었지만 라이브에서는 벨로주 공간의 특성상 드럼이 원곡처럼 그대로 연주하면 보컬을 가릴것이 분명하기에 보컬멜로디의 빈틈을 채우는 식으로 드럼연주를 만들었다.

북으로 연주한 느낌을 잘 살릴려면 무대에서의 탐소리를 둥글게 잘 만들어야했는데 다행히 망원벨로주에 있던 드럼의 헤드상태가 나쁘지 않아 중저음이 잘 살도록 튜닝하고 마스킹하였고, 또 원곡의 신비로운 심벌소리를 좁은무대에서 효과적으로 재연하기 위해 예전에 쓰던 깨진 심벌 두장과 장난감징글을 조합하여 차이나심벌보다는 차분하며 신비로운 느낌을 연출하려 했다.

좁지만 씨디에 둘러싸인 느낌이 좋았다.

제일 어렵기도 하고 공연을 시작하는 곡이기때문에 제일 큰 부담을 갖고 공들여 만들었는데 드럼사운드가 원하는대로 나온것 같아 다행이다.


드럼이 연주하는 마지막곡인 '나를봐'는 원곡에서의 장구소리를 대신해야했든데, 장구의 채편이 박자를 잘게 쪼개는 느낌을 살려보고 싶었다. 준호형이 셰이커를 계속 연주하기때문에 지저분하게 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그래도 노래의 느낌을 살리는게 더 좋을것 같았고, 또 이 곡은 처음부터 드럼이 주도하기때문에 편하게 메트로놈을 들으며 연주할 수 있기때문에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보컬의 에너지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잘 받쳐줄만큼 레벨을 유지하되 장면마다 색깔이 달라지는걸 염두하며 리듬을 만들어봤다.

솔로에서는 장구가 6연음을 많이 쓰는것을 오마쥬해봤다. 재밌게 잘 나온것 같다.


이번 공연에서는 3년전 공연보다 훨씬 더 손준호와조화의 곡들을 살려낸것 같아 마음속 미안함이 어느정도 가셔진것 같다. 다만 공간이 생각보다 고음이 부각되는 곳이였고 전날 준비한 스네어소리가 상당한 로우튠이였음에도 의도한것보다 많이 밝게 나온점이 아쉬웠다. 킥에는 코르크와 솜뭉치털로 이뤄진 비터를 썼는데(아래 링크 참고) 역시나 좁은 공간에서 18인치정도 베이스드럼으로 따뜻한 소리를 내기엔 정말 좋은 선택인것 같다.

국내최대 드럼사이트 드럼몰

드럼몰: Vater Vintage Bomber 비터(VBVB)

www.drumall.com

원문 링크

다음에 준호형과 다시 공연할 기회가 있다면 각종 효과악기들을 동원해 이번 공연에서 표현못한 신비롭고 외로운 분위기를 더 살리고 싶다. 공연에 참여하신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https://www.facebook.com/sonjohwa1/​

(위 사진은 손준호와 조화 페이스북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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