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싱글’나비’제작기 – 3. 편곡

편곡의 과정이아 뮤지션들마다 다 다르겠지만 난 데모트랙을 만들며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드럼을 미디로 찍어봤는데,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게 문제였다. 내가 드러머이니 직접 치면 되겠지만 데모음원을 위해 스튜디오를 렌탈하는것도 비용 외의 문제가 많았다. 세상엔 나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마이크 한두개를 갖고 드럼녹음을 하는 법과 그것의 장점을 추천하는 엔지니어가 있었고 그 덕분에 보컬녹음을 주로 하는 banana record의 녹음부스에서 드럼녹음을 하였다. 킥에 하나 오버헤드에 하나, 이렇게 마이크 단 두개로 드럼킷 전체 소리를 받았는데, 플로어탐이나 킥이 부스안에서 예상치 못한 공명을 일으켜 너무 멋진 드럼소리가 잡힌게 정말 재밌었다.

드럼녹음드럼 데모녹음중 한컷.

드럼에 이어 일본에서 귀국한지 얼마 안된 베이시스트 김민철씨가 베이스 뿐만 아니라 데모 음원에서의 키보드를 연주해 줬다. 이 친구는 일본에서 10년넘게 베이스 세션을 비롯하여 빅밴드, J-pop 편곡을 하다 왔는데, 내가 요구하는대로 키보드를 연주하더니, 노래와 코드는 쉽게 써놓고 다른 악기 선율은 정말 이상한 음색과 음정만 골라쓴다고 황당해 하며, 대중적인 반응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상남자라 날 칭찬하였다. 이때 70년대 테잎 스트링 소리를 비롯하여 정말 황당하고 재밌는 소리를 많이 입혔었는데 이후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많은 부분을 들어냈다. 어쨌든 초기 편곡과정에서 이 친구가 만들어 준 소리들이 이 곡 바탕에 깔린 질감을 만들었다.

김사장아직 한국적응이 안된 키무상

당시엔 내 곡의 데모뿐만이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베이시스트 김민철, 기타리스트 전성우(후에 제대로 언급할것이다.)까지 각자의 데모작업이 함께 이뤄졌는데, banana record 작업실에 밤마다 모여 온갖 이상한 시도를 하며 음원을 만들던게 정말 미친듯이 재밌었다. 농담삼아 우리 스스로를 ‘자발적노예공동체’라 부르곤 했다.

데모가 어느정도 완성되자 곡의 코드나 악기편곡의 몇몇부분의 아쉬운점이 나타났다. 좀처럼 해결이 안되어서 시간을 끌었는데 낙타사막별의 신세빈 누나가 단 한번에 정리를 해줬다. 이 분은 재즈를 주로 하는 분인데 낙타사막별의 음악을 듣고 사운드가 너무 좋아 혹시나 하고 한번 부탁을 해봤고, 내가 전혀 생각치 못한 방향으로 너무 멋지게 문제를 해결해줘서 감동이였다. 이 누나가 없었다면 곡이 지금처럼 멋지게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데모음원이 거의 완성되었는데 여기까지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음반을 처음 내는 연주자들을 옆에서 보며 ‘음 좀 답답하게 진행하네.’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는데 내가 딱 그 상황대로 하고있었던 것이다. 역시 사람은 직접 해보기전엔 완전히 알기 어려운게 세상 만사인것 같다. 그래도 앞서 언급한것 처럼 친구들이 정말 헌신적으로 도와줘서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 본격적인 녹음을 진행할 차례였다.


설날에도 제작기는 계속 진행됩니다. 즐거운 설날 보내시고 맛있는것도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본 제작기에서 다루는 음원 ‘나비’는 2월 2일 정오에 온라인에서 출시됩니다.

2 thoughts on “디지털싱글’나비’제작기 – 3. 편곡

  1. 그니까요!! 담당자가 아니면 몰라 ㅜㅜ 밖에서볼때나 쉽지 ㅠㅠ
    감사하는 마음으로 들었습니다, 곡좋아요! 🙂

    1. ㅎㅎㅎ 꺄륵님 분명 제가 아는분일것 같은데ㅎㅎㅎ 이렇게 숨은보물찾기 하듯이 댓글도 하나씩 남겨주시고 너무 고맙습니다. 담당자가 아니면 모르는게 정말 맞는것 같아요. 세상 만사에 좀더 겸손해야겠구나~라고 느꼈어요. 다음번 싱글도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조만간 또 멋진 음악 들려드릴게요.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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